NO.03 · 뷰티 수출
K-뷰티 미국 수출, 라벨 영문 표기 한 줄이 발목을 잡을 때 — MoCRA 2026 체크포인트
미국 FDA에 등록된 화장품 ‘제품 리스팅’이 58만 건을 넘었어요. 2025년 1월 1일 기준으로 활성 제품 리스팅은 589,762건, 등록 시설은 9,528곳입니다(FDA 공개 집계). 숫자가 이렇게 커진 건 한 가지 이유예요. MoCRA(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가 2024년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미국에 화장품을 파는 거의 모든 곳이 등록·표시 의무 안으로 들어왔거든요.
혹시 우리 브랜드도 아마존이나 미국 리테일로 제품을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흐름은 남 얘기가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통관이나 셀러 심사를 막는 건 거창한 안전성 자료가 아니라, 라벨의 영문 표기 한 줄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그 ‘한 줄’이 어디서 깨지는지, 번역·로컬라이제이션 관점에서 짚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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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RA가 번역 담당자에게 의미하는 것
핵심부터 말하면, MoCRA는 ‘제품을 어떻게 만드냐’만이 아니라 ‘라벨에 무엇을 어떤 말로 적느냐’를 새로 규정했어요. 단순 번역이 아니라 규제 문구로서의 영문 표기가 된 거죠.
MoCRA는 화장품 라벨에 기존 FD&C Act·FPLA가 요구하던 것 위에 표시 의무를 더 얹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라벨을 그대로 직역하면 빠지는 항목이 생겨요. 결국 이건 카피 번역이 아니라, 규제가 요구하는 정보를 정확한 영어로 ‘빠짐없이’ 옮기는 일에 가깝습니다.
라벨에 새로 생긴 3가지 표시 의무
MoCRA가 추가한 라벨 의무는 크게 셋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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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표시 의무 | 핵심 내용 | 시점 |
|---|---|---|
| 유해사례 신고 연락처 | 소비자가 유해사례를 알릴 수 있는 미국 내 주소·전화·전자 연락처를 라벨에 표기 | 2024-12-29 시행 |
| 향료 알레르겐 표시 | 라벨에 향료 알레르겐을 식별 표기. 구체 물질·농도 기준은 FDA 제안 규칙 예정 | 2026년 규칙안 예고(잠정) |
| 전문가용 제품 표시 | 면허 전문가 전용 제품은 ‘전문가용’임을 명확히 표기, 성분도 소비자용과 동일하게 표시 | MoCRA 시행 |
특히 전문가용 표시는 K-뷰티 살롱·의료미용 채널 수출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에요. 예전엔 전문가용 제품이 성분을 다 적지 않아도 됐는데, 이제는 소비자용과 같은 라벨 요건을 지켜야 하거든요.
‘adverse event’를 ‘부작용’으로 옮기면 생기는 일
여기서 번역의 진짜 함정이 하나 나와요.
MoCRA는 ‘중대한 유해사례(serious adverse event)‘를 책임자가 15영업일 안에 FDA에 신고하고, 관련 기록을 3~6년 보관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 ‘adverse event’를 한국어 자료나 사내 SOP에서 ‘부작용’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죠.
문제는 단어마다 범위가 다르다는 점이에요. 화장품 규정에서 유해사례(adverse event)는 인과관계와 무관하게, 화장품 사용 중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은 징후·증상·질병 전부를 가리켜요. 반면 부작용(side effect)은 제품과의 인과관계를 함축하죠. 한쪽은 신고·기록 대상을 넓게 잡고, 다른 쪽은 좁게 잡습니다. (참고로 같은 ‘adverse event’라도 의약품·임상에선 표준어가 ‘이상사례’, 화장품 규정에선 ‘유해사례’로 갈려요. 인과성을 따지지 않는다는 정의는 둘 다 같습니다.) 규제 신고 체계에서 이 차이는 그냥 단어 취향이 아니라 무엇을 신고하느냐의 기준선이 되거든요.
그래서 라벨·SOP·신고 문서를 영문으로 다룰 땐, 기계번역이 자연스럽게 골라주는 ‘그럴듯한 단어’를 그대로 두면 위험해요. 용어집(termbase) 기준으로 사람이 한 번 잡아줘야 하는 지점입니다.
성분명(INCI)과 표시 일관성 — 결국 ‘같은 단어’의 싸움
화장품 라벨의 성분은 INCI(국제 화장품 원료 명명법) 표준명으로 적어야 해요. 그런데 같은 원료가 제품마다, 문서마다 다른 영문으로 적히면 심사에서 불일치로 걸립니다.
수출 라인업이 수십 SKU만 돼도, 같은 원료가 A 제품엔 이 표기, B 제품엔 저 표기로 흩어지기 쉬워요. 사실 라벨 번역에서 가장 흔한 반려 사유가 ‘틀린 번역’이 아니라 ‘문서 세트 안의 불일치’거든요. 결국 라벨 로컬라이제이션의 품질은 한 문장을 잘 옮기는 게 아니라, 제품 세트 전체에서 같은 용어를 같게 유지하는 일관성에서 갈립니다.
미국 수출 담당자용 라벨 번역 체크리스트 5
규제 원문을 다 읽을 시간이 없다면, 영문 라벨을 넘기기 전에 이 다섯 가지만 점검해 보세요.
- 유해사례 신고 연락처가 라벨에 미국 내 주소·전화·전자 연락처 중 하나로 들어가 있나요?
- 전문가용 제품이라면 ‘전문가용’ 표시 + 성분 전 목록이 소비자용 기준으로 들어갔나요?
- ‘adverse event(유해사례)’·‘side effect(부작용)’ 용어를 정의에 맞게 구분해 통일했나요? (의약품은 ‘이상사례’, 화장품은 ‘유해사례’로 갈립니다.)
- 성분명이 INCI 표준명으로, 모든 SKU에서 같은 영문으로 적혔나요?
- 향료 알레르겐 표시처럼 2026년에 바뀔 규칙을 추적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 다섯 가지는 대부분 ‘번역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과 일관성’의 문제예요. 그래서 용어집·TM(번역 메모리)을 갖춘 검수 절차가 있느냐가 라벨 통과율을 좌우합니다.
마무리
결국 MoCRA 시대의 라벨 영문화는 ‘예쁜 번역’이 아니라 ‘규제가 요구하는 정보를 빠짐없이, 세트 전체에서 일관되게 옮기는 일’이에요. 속도는 AI로 내더라도, 용어와 표시 책임은 사람이 한 번 잡아주는 구조 — 그게 통관과 셀러 심사에서 진짜 차별점이 됩니다.
근거·출처 (검증 2026-06-19)
- FDA 시설 등록·제품 리스팅 집계(2025-01-01 기준 활성 시설 9,528 / 제품 리스팅 589,762) — FDA / 업계 집계
- MoCRA 초기 시설 등록·제품 리스팅 의무 시행: 2024-07-01 · 시설 등록 갱신 2년 주기 · 제품 리스팅 연 1회 업데이트
- 유해사례 신고 연락처 라벨 의무: 2024-12-29 시행
- 향료 알레르겐 표시: FDA 제안 규칙 2026년 예정(구체 물질·농도 기준 미확정, 잠정)
- 중대한 유해사례(serious adverse event): 15영업일 내 FDA 신고, 기록 3~6년 보관
- 출처: FDA 화장품 시설 등록·제품 리스팅 안내를 1차 기준으로 정리했고, 규제 컨설팅 업계 자료로 교차 확인했습니다.